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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일상 및 육아일기/독일의 일상생활

독일 키엘(Kiel)로 향하는 여정(4)

키엘은 저번 지도에서 보셨듯이 바다를 중심으로 좌,우로 나뉘어져 있어요. 저번에는 Laboe라는 우측 바다를 가봤고 이번에는 좌측으로 가보려고 해요. Schilksee와 Strande 이 두곳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일단 Schilksee를 가고 여유가 되면 Strande 쪽으로 가보려고 해요.

그런데.... 너무나 운이 없게도 비가 왔어요.ㅜ.ㅜ 지금까지 날씨가 좋았는데 하필 해변에 가서 수영도 좀 해보려고 하는 날에 비가오다니...흑흑


이렇게 우울한 날씨에 안개까지 껴서 앞도 잘 보이지 않았어요 그냥 체념을 하고 싸온 치즈, 과일과 함께 냉장고에서 꺼내 아직은 차가운 지역맥주를 마셨어요. 한국은 가장 보편적인 맥주가 라거 맥주죠. 국산 브랜드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은 거의 다 라거를 많이 생산하니까요. 하지만 독일에서는 필스너가 가장 보편적인 맥주에요. 라거보다 씁쓸한 맛이 강하고 향도 좀 더 진한 것 같아요. 독일은 맥주 브랜드가 약 3000가지가 넘는데요. 지역마다 지역맥주가 있어서 그래요. 독일 사람들도 여행을 갔을때는 유명한 맥주를 마시기보다는 그 지역에서 생산하는 맥주를 마시죠. 그게 어찌보면 가장 신선하기도 하구요. 벡스나 에딩거 같은 표준화 맥주가 아닌 그 지역의 특색이 담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나서 날씨도 조금 좋아지고 해서 아내는 그래도 한번은 바다에 들어갔다 오겠다며 수영복을 입고 들어갔다 왔습니다. 키엘의 바닷물은 사실 바닷물이 아니에요. 물 맛을 보면 적적하게 국끓이기 좋은 정도의 소금 간이 되어있는 정도라고나 할까요? 키엘도시 약간 위쪽에 운하가 하나 있는데요 거기서 들어오는 민물이 압도적으로 많이 채워져있고 북쪽에서 오는 바닷물은 키엘 안으로 별로 들어오지 않고 그냥 동쪽으로 흘러간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파도도 그렇게 세지 않고 정말 보트타기 좋은 도시라는걸 느꼈습니다.


문제는 레스토랑이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그냥 대충 아무데나 들어갔습니다.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갔는데요. 평소에는 볼 수 없는 해물피자가 있더라구요. 오징어, 조개, 새우등이 들어가 있는 피자를 시켰어요. 여기서 보통 조개는 홍합을 주로 먹는데요. 피자가 나오자마자 깜짝 놀랐습니다. 홍합이 아니었거든요. 바지락이었습니다. 그래서 내심 기대를 더욱 했는데 역시 실망이었어요. 해산물이 모두 냉동이었거든요. 그게 느껴질 정도였죠. 아내도 먹어보더니 특별한 맛이 없다고 하더군요. 아내는 뇨끼라는 것을 시켰는데요. 우리나라 만두처럼 피를 만들어서 그 안에 여러가지를 넣어서 파스타 소스와 같이 주는 거에요. 아내는 맛있게 먹었습니다. 맛은 있었지만 뇨끼 역시 직접 만든게 아니라고 아내가 말하더군요. 저희가 사는 도시에는 뇨끼를 직접 만드는 집이 있어서 확연히 차이가 났나봐요.



점심 식사를 마치고 걸어서 Strande라는 다른 해변까지 갔습니다. 여기는 입장료를 받더라구요. 금방 떠날거라서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오후가 되니 날씨가 좋아져서 약간의 섭섭함이 들었습니다.



다음날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날이었는데요. 그 전에 오전에 시간이 좀 나서 친구가 추천해준 대학안에 식물원을 방문했습니다. 식물원이 정말 크고 잘꾸며놔서 깜짝 놀랐어요. 게다가 입장료가 무료! 독일에서는 정말 흔치 않는 일이죠. 이렇게 시설을 잘 해놨는데 무료라니 하면서 아내가 정말 깜짝놀랐어요. 대륙별로 식물들을 모아놓고 마지막에는 열대지방에서만 자라는 식물들을 위해 온도를 맞춰놓은 온실까지 둘러보았습니다.


정말 종류도 많았고 우리가 평소에 볼 수 없었거나 영화에서만 봐왔던 식물들, 마카다미아, 깨, 자몽 등의 나무도 있었고 시간이 조금 촉박해서 다 못보고 나오는게 너무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키엘 대학 식물원 정말 강추입니다.


저희는 이렇게 여행을 마무리 하고 이제 다시 6시간동안 기차를 타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찬이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너무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는 3,4시간마다 깨서 젖을 달라고 소리를 치는데 이날은 무려 6시간 반동안이나 쉬지 않고 자더라구요. 역시 남녀노소를 떠나서 집이 최고인가봅니다.ㅎㅎㅎ

즐거운 여행이었고 앞으로도 또 이런 휴가를 보내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