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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일상 및 육아일기/독일의 일상생활

독일 맥주(1), 그 종류들

맥주를 사랑하시는 분들, 매니아이신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맥주의 종류는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한국에서 독일하면 생각하는게 소시지, 맥주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독일사람에게도 독일 맥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죠.


하지만 최근 독일의 맥주 소비량이 급하게 내려가고 있습니다.

맥주를 가장 많이 즐겨 마시던 세대가 퇴직을 지나 점점 세상을 떠나고 계시기 때문인데요.

상대적으로 요즘 젊은 세대들은 그 전 세대보다 맥주를 덜 마신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술의 종류도 예전에 비해 많이 다양해졌고 젊은 세대들도 맥주라는 한가지에 빠지기보다는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해보고 맛보려고 하는 것같습니다.



제가 막 독일로 이주했을때 맥주회사를 다니시는 아내의 이모부께서 구글 번역기로 돌린 문구와 함께 이렇게 다양한 맥주를 선물해주셨습니다.


독일의 국민 맥주 필스너



독일에서 그냥 "맥주 주세요"라고 말한다면 대부분 어떤 맥주를 원하는지 물어보겠지만 그렇지 않는다면 필스(Pils)또는 필스너(Pilsner)를 가져다 줄겁니다.

그만큼 독일 사람에게는 아주 대중적인 맥주인데요. 

한국 사람에게는 맥주하면 라거 이렇게 생각하는 것과 똑같죠.

필스너는 한국에서 흔히 먹는 라거 맥주보다 향이 강하고 씁쓸한 맛도 강합니다. 독일 사람은 이렇게 씁쓸한 맛을 좋아합니다.

작년에 독일 가족과 같이 한국을 방문했을때 라거 맥주를 마셔보고는 장인어른과 이모부는 향도 없고 맛도 약해서 별로라고 하시더라구요.

필스너에 길들여져 있는 사람은 아마 라거 맥주를 물에 탄 맛이라고 할 겁니다.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밀맥주




작년에 한국을 방문했을때 수입맥주가 아주 많이 들어온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반겼던 맥주가 바로 이 밀맥주 입니다.


밀맥주하면 아마 한국에서는 딱 떠올리는게 에딩거(Edinger) 일텐데요. 에딩거는 제가 알기로는 밀맥주만 만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파울라너(Paulaner), 카푸찌너(Kapuziner), 프란치스카너(Franziskaner)등이 독일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유명합니다.

밀맥주안에서도 종류가 나뉘는게 있는데요. 크게 바이쓰비어(weißbier)와 헤페 바이첸(Hefe weizen)으로 나뉩니다. 

바이쓰비어는 효모층을 거두어서 깨끗한 부분만 따로 담아놓은 맥주이고 헤페 바이첸은 헤페가 효모라는 뜻인데요. 맥주 가장 밑 바닥을 들여다보면 혼탁한 가루들이 가라앉아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효모지요.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맥주 종류 중 하나입니다. 그 중에 프란치스카너(Franziskaner)는 최고인데요. 

걸쭉하면서도 끝에 단 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밀맥주는 아마 맥주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요. 맥주 홉의 특유한 씁슬한 맛이 거의 없고 어떨 때는 고소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걸쭉하고, 어떨 때는 담백하기도 합니다. 

물론 제 입맛은 주관적이지만요.ㅎㅎ


헤페 바이첸(Hefe Weizen) 맥주는 특별히 주의 사항이 있습니다.

반드시 500cc 잔이 필요합니다. 먼저 맥주를 약 1/5만 남기고 잔에 따른 다음에 병을 흔들어 밑에 가라앉아있는 효모들을 잘 섞어주어야합니다. 그렇지 않고 그냥 잔에 따라버리거나 병째 마시면 가라앉아있는 효모가 주는 걸쭉한 맛을 제대로 맛볼 수 없습니다.


강한 맛을 원한다면 복비어(Bockbier)



복비어에서 Bock은 숫염소를 뜻합니다. 그래서 사진에서도 저렇게 숫염소 사진이 있는데요. 유래는 숫염소와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아인벡커(Einbecker)라는 지역의 맥주가 너무 맛있어서 이 맥주를 상인들이 다른 곳에서 팔려고 하다보니 맥주가 상하지 않게 알콜 도수도 더 높여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 맥주가 뮌헨에 가게 되었고 거기 사람들의 특이한 발음 덕에 사람들이 복비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흑맥주같지만 흑맥주가 아닙니다. 

흑맥주는 정말 까만색이고 복비어는 진한 갈색이라고 할까요? 

알코올 도수도 강하고(약 6~7도) 향과 맛도 굉장히 강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맛이 너무 강하고 씁슬해서 처음에는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차츰 필스너에도 익숙해지고 하다보니 가끔씩은 생각나는 맥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