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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일상 및 육아일기/혼혈왕자 찬이 육아일기

찬이가 보낸 첫번째 독일의 크리스마스

그렇게 모든 행정 일을 마치고 한가지가 더 남았습니다. 어린이집 등록인데요. 독일에서는 어린이집을 출산하자마자 바로 등록을 하면 아이가 만 1살이 될 때 딱 맞춰서 보낼 수 있어요. 즉 등록하면 1년이 지난 뒤에야 자리가 나온다는 겁니다. 독일도 출산률이 저조하긴 하지만 그에 비해서도 어린이집은 좀 부족한 편입니다. 그래서 보통 모두 1년을 기다리죠. 가끔 한국에서 유학이나 사업하러 오셔서 아이를 낳았다가 2,3달 전에 등록하면 되는 줄 알고 늦게 갔다가 1년을 더 기다리시는 분들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아내가 출산을 하고 일주일간 장모님이 와주셔서 집안일을 도와주셨어요. 보통 독일의 부모님은 출산하면 도와주시거나 하는게 없어요. 제도상 출산을 하면 무조건 최소 1년은 육아휴직이 보장되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고 (직장이 없는 학생이더라도 육아 수당이 의료보험에서 나옵니다. 양육 수당 따로 있구요.) 그리고 출산 하고도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장모님은 약간 한국 어머니하고 비슷하세요. 동독 공산주의 시절 때를 살아보셔서 그런지 사회성도 워낙 좋으시구 또 중요하게 생각하시구요.


그리고 출산하자마자 그 다음날부터 또는 퇴원 다음날부터 우리를 담당했던 조산사가 일주일간 저희 집에 직접 매일 방문해서 산모와 아이를 체크합니다. 건강상태도 체크하고 엄마, 아빠가 된게 처음이니 질문도 많지요. 그런것들도 다 대답해주고 산모들 배 마사지도 해주고 합니다.

처음 일주일간은 매일, 그 다음 2주일간은 2일에 한번 그 다음 주에는 3, 4일에 한번, 3개월 까지는 전화 상담이나 필요할 땐 집으로 직접 찾아옵니다. 물론 공짜입니다. 의료 보험이 알아서 다 해결해주는거죠~


저는 미역국을 엄청 끓여주었습니다.ㅎㅎ 마침 제 어머니가 좋은 미역을 보내주셨는데요. 원래 아내가 전에는 미역국이 맛은 있는데 미역이 미끌미끌하다고 국물만 먹었거든요. 근데 임신을 한 후부터는 맛있다고 엄청 먹네요. 입맛이 자꾸 변하더라구요.ㅎㅎ



그리곤 어느덧 크리스마스가 왔습니다. 독일에서 크리스마스는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설 명절입니다. 모든 가족이 모여서 12월 24일 오후에는 교회에 가서 성탄예배를 드리고 저녁에 같이 저녁을 먹으며 선물을 나눕니다.


거기서 찬이는 외증조할머니, 외증조할아버지를 만났습니다. 찬이는 외증조부모님께는 3번째 증손자입니다. 저희가 가면 언제나 항상 반갑게 맞아주시고 언제나 저희 주머니에 용돈을 조금씩 찔러 넣어주십니다. 그건 우리나라 할아버지 할머니와 꼭 똑같지요?ㅎㅎ



저희가 찬이를 낳기 딱 6개월하고 2주전에 아내의 언니가 출산을 했습니다. 아이 이름은 요나단인데 3개월때보고 그 후로 못보다가 이번에 봤는데 정말 완전 다른아이가 되었더라구요. 막 태어났을땐 머리도 검은색에다가 동양아이처럼 피부도 그렇게 하얗지 않았는데 크리스마스때 보니 어느새 머리는 완전 금발이 되어있었고 피부도 백옥같이 하얀데다가 살도 많이쪄 통통해졌습니다.ㅎㅎ


그 밑 사진에 아쉽게도 장인어른은 안보이시는데요. 장인어른이 극장에서 오케스트라 호른 연주자세요. 그래서 연말 연시에 공연때문에 항상 바쁘시답니다. 이 날도 공연때문에 자리를 못하셨어요.

그리고 가장 왼쪽은 아내의 남동생과 여자친구입니다.ㅎㅎ



이렇게 선물도 개봉했습니다. 예전에는 모든 사람에게 일일히 다 선물했었는데요 아내 언니의 제안으로 제비뽑기를 해서 한사람이 한사람에게만 원하는 선물을 주자고 해서 그렇게 하고 있어요 이제 제비뽑기에서 저는 찬이의 외증조할머니를 뽑아서 발 관리해주는 마사지 기계를 사드렸고 찬이 이모에게서 저는 새 지갑을 선물 받았어요~


저희 가족 크리스마스는 참 특별해요. 크리스마스를 위하여 프로그램도 만들구요. 장인어른이 음악가이시다보니 성탄 예배를 위해 아카펠라 4중주를 연습해서 교회 앞에서 찬양을 부르기도 했어요~

저녁식사와 프로그램을 마치고 또 가족이 같이 앉아서 보드게임도 하고 맥주와 와인을 마시며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아쉽게도 아내의 언니는 다음날 시댁에 가야해요. 여기도 우리나라 명절 설날에는 시댁에 먼저가니 친정에 먼저가니 가끔 싸움이 벌어지는 것처럼 여기도 그런게 조금 있답니다. 그래서 올해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친정에, 내년에는 시댁에 가기로 했다네요~ㅋㅋ


저는 한국이 멀기도 하고 우리에게는 명절도 아니니까 상관없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