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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일상 및 육아일기/혼혈왕자 찬이 육아일기

아기와 함께하는 독일의 산후조리 코스들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독일에는 사실 산후조리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 후에는 엄마들의 몸을 어느정도 관리 해 주는 코스들이 능동적으로 찾아보면 있긴 있어요. 아예 병원에서 머물면서 하는 건 아니지만 출산 후에 부풀어져서 벌어졌던 복근들을 다시 원상태로 해주고 벌어진 골반들도 바로 잡아주는 코스들이 조금 있습니다.


그런 코스들은 주로 병원에는 별로 없고 조산원에 많이 있습니다. 저희가 사는 예나에는 조산원이 딱 하나있는데요. 하지만 재정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아서 좀 힘든 것 같아요. 공보험에서 커버가 가능하고 여러가지 코스들이 언제나 1,2달은 기다려야 자기 차례가 오는데 왜 그러는지는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찬이를 낳고 나서 아내도 2달을 기다렸습니다. 그 후에 Rückbildungskurs라고 해서 직역하면 제자리로 돌려놓는 코스. 그러니까 임신 하기 전 상태로 다시 돌려놓기 위해 하는 코스들이지요. 한국에서도 아마 산후조리원에서도 이런 운동들을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여기서는 워낙 사람들이 사진 찍는 것에 민감해서 사진을 찍지는 못했습니다. 아이를 데려갈 수 있는 코스, 엄마만 가는 코스가 있는데요. 둘의 차이점은 없지만 아마 아이를 아빠가 봐주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아이도 데려올 수 있는 코스를 만들어놓고, 운동을 할때는 운동을 지도해주는 조산사외에도 아이들을 봐주는 조산사가 따로 있습니다.


문제는 한 아기가 울기 시작하면 전염병처럼 다른 아기들도 이유없이 울기 시작하죠. 조산사가 데리고 있어도 괜찮은 아기들이 있고 5개월 정도 되면 엄마를 알아보기 시작하는것 같은데 그런 아기들 중에 항상 엄마 곁에만 있으려고 하는 아기들도 있지요. 그런 엄마들은 결국에는 운동을 하지 못하고 그냥 운동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코스가 끝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찬이도 5개월 지나니까 엄마곁을 떠나면 자꾸 울어서 아내가 운동을 거의 못하고 그냥 진정시키려고 모유수유했더니 코스가 끝났다고 하더라구요.


코스는 일주일에 한번 1시간 반 정도 진행되는데요 약 90유로(약 11,7000원)에 10~15회 정도 한 것은데 잘 기억이 안나네요. 한 코스에 약 15명의 엄마들이 한꺼번에 같이 하구요. 독일의 좋은 점! 항상 그렇듯 독일 공보험이 코스비를 내줍니다. 하지만 무조건 내주진 않아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독일은 언제나 능동적인 사람에게만 관대합니다.ㅎㅎ 일단 먼저 개인이 90유로의 코스비를 내구요. 코스를 모두 참가하면 전액 환불, 하루를 빠질때마다 하루 만큼의 코스비는 본인이 내야해요. 그러니까 코스를 참가하면 공짜, 참가하지 않으면 유료가 되는거죠.


그것말고도 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코스도 몇개 있어요. 그중에서 아내와 찬이는 아기를 발가벗겨 부모와 피부와 피부의 접촉을 늘려주며 같이 놀이 해주는 코스를 했어요. 여기도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공보험이 커버해 주지 않아요. 이건 산후조리의 개념이나 치료나 예방 이런 목적도 아닐 뿐더라 그냥 시에서 운영하는 거다보니 더 놀이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보험하고도 연계가 되어있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거기에 가면 앞에서 지도해주는 선생님께 이것 저것 많이 물어보기도 합니다. 

"찬이가 옷 벗는걸 그렇게 좋아해요~ 발가벗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어요"

그러면 다른 엄마들도 하나같이 " 우리 아기도 정말 발가벗는걸 좋아해요!"

지도해 주시는 선생님은 "보통 아기들은 옷을 걸치지 않는걸 다 좋아해요~" 라고 말씀해 주셨데요.




한번은 안느가 3,4개월 쯤에 찬이를 그냥 앉혀놓았더니 선생님이 오십니다.

"아기가 이 나이쯤에 혼자 앉아 있는 건 척추 건강에 좋지 않아요. 최소한 가슴이나 몸 어느 한쪽을 받쳐주는게 좋아요. 혼자 앉아 몸을 잘 가누기 전까지는요" 라고도 해주더라구요.


그리고 4개월이 넘어가자 찬이가 밤에 젖을 찾는 간격이 줄어들었어요. 거의 2시간마다 한번씩 깨서 젖을 찾더라구요. 그래서 아내가 물어봤더니 역시나 다른 엄마들도 요즘 들어 아기가 젖을 더 자주 찾는다며 이구동성하더라구요

"아기가 4개월이 넘어가면 한번 더 크게 성장하는 텀이 옵니다. 그래서 젖을 더 자주 찾게 되고 이가 나오기도 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더 많이 필요로 해요"


아내가 이것저것 참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하더라구요. 독일은 사실 찾아보면 좋은 것들이 많이 있는 것 같은데요. 심지어 독일사람들도 모를 때가 많아요. 복지라는 것이 좀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누구에게다 열려있는 것들은 국가에서도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지 않는 편이에요. 그래서 능동적으로 찾아보는 사람들은 많은 혜택을 받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심지어 보통 독일 사람들도 잘 모르는데.... 저희도 좀 많이 찾아보려고 노력해야할 것 같아요~